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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판사당신이 판사 - 6점
안영문 지음/산지니


법이 난해한 이유 중 하나는 그들만의 외계어를 쓰기 때문이다. 법이름도 길지만 판결문의 문장들은 더 길다. 그나마 법이름에 띄어쓰기가 도입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국어 실력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전문가의 세계라는 느낌이 꽤 강한 곳이다. 입법부와 행정부 모두 선거를 통해 국민의 참여가 보장되어 있는데, 사법부는 유독 참여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국민이 참여하게 된 것이다. 2008년 1월 1일부터 국민참여재판을 통해서. 일반 시민들에게 재판 과정을 이해시키려면 최대한 법을 쉽게 이해시켜야 할 테고, 용어도 신경쓰게 될 것이다. 검사의 기소독점을 견제할 장치도 된다.

국민이 재판에 참여한다. 어떻게?

국민이 재판에 참여한다. 그런데 어떻게? <당신이 판사>는 배심재판을 단계별로 차근차근 설명하는 단행본이다.

배심원 후보자 소집(29가지 결격사유자를 제외한 만 20세 이상의 성인들 중 무작위 추출) -> 배심원 선정 -> 배심원 선서 -> 재판장의 최초 설명 -> 증인, 피고인에 대한 질문 -> 필기 -> 재판장의 피고인에 대한 최종 설명 -> 배심원 대표 선출 -> 평의 -> 평결(유죄,무죄) -> 양형토의에 이르기까지 참여 과정을 상세히 다룬다.

배심원은 법정형이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에서는 9인, 그 외에는 7인으로 구성한다.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할 때에는 5인으로 한다. 물론 예비 배심원들도 많이 뽑아서 결원에 대비한다.

일본의 참심제나 미국의 배심원제도와 다르게 한국은 '국민참여재판'이라는 특이한 용어를 쓰고 있다. 판사와 함께 나란히 앉아 평의, 평결에 관여하는 참심제, 평의, 평결이 판사를 기속하는 배심원제도와도 다르다. '법무시 권한'도 아직 없다. 때문에 미국의 법정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우리는 피고에게 무죄를 선고합니다"의 스릴을 맛볼 수는 없겠다.

배심원이 유죄로 평결했을 경우 판사와 양형토의를 하게 된다. 이 때에도 판사는 배심원들의 의견에 기속되지는 않는다. 5년 간의 시범시험기간을 두고 있는 국민참여재판은 아직 형사배심만을 인정한다. 먼저 중죄사건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데 피고인이 원하면 판사재판을 선택할 수도 있다.

5년의 시험기간 시작. 국민들 반응은?

참여연대의 사법감시센터에서는 국민참여재판 방청객들을 신청받고 있다. (29일 인천지방법원 강도상해 사건을 함께 보러간다고 한다.) 영어회화 공부하면 가끔 등장하던 'jury duty'를 우리 국민들은 어떤 마음으로 수행할까?

최근 법원의 발표에 따르면 1/4분기 국민참여재판 통계를 보면 총 940명에게 송달해서 실질출석률은 52.2%로 나타났다고 한다. 30대, 회사원, 대졸자가 제일 많았는데 애로사항으로는 25명이 '장기간 재판으로 인한 불편'을 꼽았다고 한다.

언제 연락을 받아 심판에 관여할지 모를 일인데, <당신이 판사> 한 권 쯤 읽어두는 것도 좋겠다. 친절하고 평이한 말투로 도표와 그림을 곁들여 설명했다. 다른 나라의 사례들도 구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저자는 국민참여재판이 87년 이후 '명예혁명'이라며 희망에 차 있지만, 배심원제도에 대한 해외 비난 여론도 빼놓지 않고 다루고 있다.

당신이 판사 상세보기
안영문 지음 | 산지니 펴냄
배심재판 상식을 재미있게 풀어낸 책. 국민참여재판 시대를 맞이하여 배심재판이란 무엇이고,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 배심원으로 선정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소개한다. 배심재판 도입의 배경, 배심원 선정 절차, 배심재판 진행과정, 평결절차에 관하여 외국 사례를 곁들여서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쉽게 풀어쓴 안내서이다.

http://buoy.tistory.com2008-05-28T15:44:480.3610
Posted by buoy.kr